맨발 달리기 등산

양평 용문산 백운봉부터 가섭봉 종주 왕복 15km 9h 찐프로 '과정의 중요성' 맨발 등산 삶의 전환점

Jjin찐프로 2023. 12. 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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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힘들고 두렵기까지 했는데, 또 생각나고 그 안에서 걷고 싶습니다
그때는 백운봉 시작~ 용문산 정상 가섭봉 찍고 왔었는데, 오늘 아침 문득 부름 받은 듯
가섭봉으로 올라 백운봉 다녀오면 어떨까?
지리산 대화 종주 느낌 이려나?
그때 이야기로 들어가 봅니다



저와 누군가를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앞으로 3가지 이야기를 통해 이 코스 몇 가지 중요한 산행 정보 찾으실 수 있습니다
(실제 이 등산에서 체력 3등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안에
6년 차 러너 찐프로, '과정의 역설', '과정의 중요성' 이야기 함께 담아 보았습니다

'과정을 즐길 줄 아는 태도'
찐프로도 많이 아팠습니다
몸 마음, 둘이 합쳐, 한 덩어리 다 아팠습니다.
어느 날 이렇게 살다가
내가 곧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덜컥, 두려웠어요

생계, 부모님 병원비, 다른 사람과 비교하니
늘 부족하고, 돈 쓰며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어요.
열심히 살고, 참고 살면 행복해지는 길인 줄 알고, 그렇게 컸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니, 갑질까지
참고 견뎌야 하는 이 굴레가 싫었지만...,
'에휴, 사는 게 그렇지 뭐 ~'하고
이런 제 생각과 상황이 어긋날수록,
진탕 퍼마시는 날들이 늘어갔어요

오랜 습관, 중독 덕분에 그 '잠시 위안'에
깊이깊이 빠져들었지요
점점 더 외로웠어요.

정말 벗어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어요
그러면 '또 위안 속으로' 기어들어갔지요

늘 하던 대로 하다 보니, 감사할 줄 모르고
삶이 주는 무게에 짓눌리고, 남 탓하고
저 자신을 하찮게 대하고
결국 사고 나고 다치고,
하지만 겨우 할 줄 아는 것은
'난 언제든 달라질 수 있어, 생각만 하며'
허우적대는 것이었어요.
이런 허우적이 저를 점점 더 깊이
가라앉게 만든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자신감도 사라진 지 오래...

그러던 어느 날, 더는 안 되겠던지
살짝 용기(?) 내서, 이른 아침 밖으로 나갔어요. 그리고 저를 만났지요.
달리기 좋아하던 초등학교 때 저를요.

어린 찐프로가 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합니다.
"어디 갔다 이제 왔어? 한참 기다렸잖아~"
다 큰 찐프로는
하늘 보며 한참을 울었습니다.
걷고 뛰고 하던 날 아침,

그렇게 다시 시작한 걷고 뛰기, 걷뛰에 어색하면서도 즐거웠어요. 자유로웠어요
4개월간 하루 5km 한 달 150km 이상 달렸어요.
한여름~한겨울, 덥고 춥고 문제 되지 않았어요 즐겁고 행복했으니까요
하지만, 또 고통과 통증, 어려움이 찾아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인데
몰라도 너무 몰랐어요.
'열심히 달리는 것보다
잘 달려야 한다는 것' 책이 알려주었어요.

과정을 무시하고, 남과 비교하는 수치
속도, 거리 같은 결과에만, 집착하던 그때
그 마음가짐, 태도가 저를 부상으로 길로
끌고 갔어요.
(한번 부상은 끊임없는 우려를 낳습니다)

한발한발 조심히

그 부상으로 인한 멈춤과 후회로
서서히 찐프로가 달라졌어요. 달라져야 했어요.
왜? 다시 뛰고 싶었으니까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1년이면 100권 이상
책 읽기 시작했지요
(건강, 운동, 마음 챙김, 휴식 etc)
달리기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어요

몸에 좋으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맨발 하지 않습니다
맨발 시작하기 전, 시작과 함께
발의구조, 맨발 관련 20여 권의 책을 더 읽었습니다
참 많은 사연과 이유로
세상 분들이 달리기와 맨발을 하시더군요

매일 조금씩 꾸준한 독서로
위안을 받고
얕은 지식에 깊이를 더합니다.

중독이라는 것
'그 너머,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글쓰기를 통해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힘든 길을 맨발로 걸으면서도
'순댓국에 한잔 거하게', 생각합니다.
참 힘든 싸움입니다. 평생 해야 할~!

찐프로 역시, 세상 많은 분들과 비슷한
이유로 맨발을 시작했고
맨발등산 맨발 달리기를 즐깁니다.
걷고 달리기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아프면 아픈 데로(치료 잘 받으시고)
힘들면 힘든 데로(위안받으셔야 해요)
어제보다 한걸음 더 걷고 움직여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을 딛고 나갈 용기만 있다면. _월트 디즈니'

갔다 왔다 아득히 먼 이야기 같았어요


최근, 제가 명상 책, 추천받아서 읽고 있어요. 생각해 보니, 맨발 특히 "맨발 등산은 완벽한 명상이다" 싶어요.
물론 '제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포스팅 보시면, '맨발본능' Up 되실 거예요.

<종이책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

명상은 마음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수동적으로 주위 집중하는 법을 익히면서


그와 동시에 마음을
자연스러운 알아차림 상태에
두는 과정이었다

종이책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 앤디 퍼디컴


자~그럼, '명상과 맨발등산' 비교
양평 용문산 5봉 15km 9시간 그 마지막 이야기와 버무려 보겠습니다.
(백운봉, 암봉, 함왕봉, 장군봉, 가섭봉 맨발 걷기 맨발등산 )

용문산 자연휴양림(출발 11시)에서, 꽤 늦은 출발 해서 백운봉에 올랐습니다.
가섭봉까지 찍고 원점회귀 9시간은 걸릴 것이다.
'그걸 아는 놈이 덤벙대고 '라이트'를 안 챙겨?' 혼나고 시작합니다. ~^^

제가 '마음을 통제' 하려고 했어요,
그럴수록 출렁거렸지요

몇 가지 걱정이 두려움으로 커져 갔어요,

맨발로는 최장거리
작년(등산화) 해봐서 아는
그 험난한 코스(돌길 업 앤 다운)를 맨발로,
형제우물길로 못 간다 백운봉 다시 넘어야 한다.
심지어 작년에 본, 뱀까지 떠오르고요.

하지만 백운봉 올라
'한 걸음 물러나 보니'

어느새, 마음도 편안해지고
그렇게 보고 싶던, 암봉 전망대 뷰를
곧 보겠구나~ 가자~ 일단 가자~!
후회는 없다 (아닐걸~ ㅋㅋ)
이제 밑으로 밑으로 내려갑니다

그냥
'수동적으로 받아 들릴 수밖에요'

오르락내리락, 맨발이라 더
'초집중할 수밖에요'
길에서 전해지는 모든 느낌
다 끌어안았습니다.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그렇게 보고 싶던"

암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운봉의 뒷모습, 아득히 보이는
남한강 물줄기, 저기 추읍산도 하하

"온전히 마음이 열리는 순간"

명상도 그러하듯, 평온함은 잠시
제 마음은 여전히 또 출렁거렸지요.

이제 2 봉우리 넘었고 함왕봉, 장군봉을 넘어
용문산 정상 가섭봉 1157m 찍고
다시 이 봉우리들을 넘어야 한다.

마음이 일렁거렸어요.

일렁이던 마음들
한발한발 천천히


평정심을 찾으려
사진도 찍고, 경치도 보았지만
더 큰 파도에 휘말릴 것 같은 생각도...

"자연스러운 알아차림의 상태"

아, 몸이 지쳤구나, 그럼 쉬어야지

눕고도 싶구나 ㅎㅎ
그래, 장군봉 데크 가서 드러누워


"그대로 두는 과정"

이미 제 자신을 받아들였고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찐프로 뭘 어쩔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냥 걷는 것뿐'
여기서 탈출도 힘들어

목표 달성, 기록 중요하지요, But
찐프로가 더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그 긴 여정, 그 과정 안에서
느끼고, 비우고, 나를 알고,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 마음가짐

이 모든 것이 버무려져
일상에서, 맨발 등산에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특히, 제가 그동안 블로그 하면서
참 많은 이웃분들의 격려와 관심
애정 가득, 위안받으며
이렇게 회복하고,  성장하고 있음에
늘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아시죠?! 찐프로에게 가장 큰 원동력은
잇님, "응원"이라는 것
찐프로가 맨발 걷기, 맨발산행을
열심히, 꾸준히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제 여정이 끝나갑니다?

울다가 웃다가
상원사로 내려갈까, 사나사계곡길로 가바?
빨리 벗어나고 싶은 유혹은
또 불안감을 몰고 왔었지요.
다행히 또 잘 참았어요

"내가 걸어온 길이, 내가 제일 잘 아는 길"
준비 없이 바꾸는 것은 위험해요.


다시 암봉을 오르락내리락
넘으면,
백운봉 정상까지, 거리로 650m 이정표

밑으로 밑으로 나락으로 꺼지는 듯
무거운 몸뚱이, 그때~ 악~? 꺅~?  소리 났어요.
고라니, 아후 깜짝이야.

유혹이 또 옵니다. 형제우물길
백운봉을 넘지 않고 갈 수 있지만,
찐프로가 왜 다시 백운봉을 넘었겠어요

형제우물로 가는 길은 '너무 위험한 길'입니다.
점점 어두워지고, 그 길은 1년 내내 음지
한발 헛디디면, 골짜기로 가는 지름길

그리고 백운봉 올려다보면서


여기까지 무사히 온 것에 감사할 뿐
많은 생각이 사라진 뒤였어요.


어두워지네요. 하지만 이제 안심이 돼요
왜 안심이 됐냐면요.
백운봉은 제가 3년 넘게 사계절 오르고
내려서, 전체 코스가 머릿속에 있어요.
'하지만 야간은 없잖아? 찐프로?'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저 멀리 가섭봉, 야간 라이트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날이 좋아 춥지 않아요
이제 3km 급강하해야 해요

어둠 속에서 마지막 3km 야간 하산하며
어둠만큼이나 단순하고
명확했던 바람 하나,

지치고, 꼬질꼬질했지만
"고생했어, 고마워"
발과 무릎
계곡물에 씻어주기
"시원하다"

콧노래 흥얼거리며
이번 맨발산행도 잘 끝냈습니다.

제가 이웃님 응원에 힘입어
나약함과 중독에 맞설
자신감이 강해졌듯이

저도 무엇인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떠오릅니다.
찐프로가, 두 맨발을 처음
산에 내려놓던 순간, 그 감촉
'와 ~ 생각보다 괜찮은데'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맨발은 정말 새로운 세상을
다양한 촉감으로 전해 줍니다.
우리를 깨어나게 해 줍니다.

"한 걸음만, Just try."

오직 '나' 다운 답들이 쌓여 있는 곳

그 유일한 공간을 찾아서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앤디 퍼디컴


오직 '나' 다운 답들이 쌓여 있는 곳
그 공간을 찾아서, 찐프로는
다시 한번 긴 여행을 떠나 보려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