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달리기 등산

함박눈 내리는 북한산 원효봉 맨발 걷기 등산코스 소개

Jjin찐프로 2024. 2. 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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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포근하고 집에만 있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북한산을 향합니다. 가볍게 걷고 돌아올 생각으로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했습니다. 아래 사진 좌측 화살표 방향으로 걸으면 계곡길을 오르고, 우측으로 가면 포장도로를 통해 '북한동역사관'에서 만나게 됩니다. (입구에서 1.8km) 그곳에는 공용화장실도 있고, 음료수 자판기도 있습니다.

좌측 사진(출처 daum) 화살표 방향으로 그리고 만나게 되는 이정표.

 
그렇게 저는 상단 우측에 보이는 백운대(계곡길) 이정표 앞에서 맨발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계셔서 살짝 망설였지만 눈치 볼 필요 있나요. 모두 자연과 숲 속에서 걷고자 나온 것이니까요. 천천히 길 따라 걷다 보면 아래 북한산성 안내도를 보시게 되는데요. 저는 북한동역사관을 향해 오르고 내려오다가, 잠깐 발도장 찍는 사이, 아주 살짝 이렇게 가기에는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효봉 넘어 되돌아 오며 찰칵. 이 앞은 진흙길 제 발 도장을 남겨봅니다.

 
이곳에서 저는 북한산 14 성문 맨발 등산 해야겠다 다짐하고 일단은 걸었습니다. 제가 북한산을 올랐다가 내려갈 때는 가능한 계곡길을 택합니다. 이유는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제 마음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이 곳 북한산 계곡길에서 하늘 향해 올려다 보면 마치 작은 설악산, 작은 천불동계곡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예쁜 계곡길 따라 오르면 아래 사진처럼 북한동역사관에 도착하고 넓은 쉼터, 깨끗한 공용화장실과 만납니다. 사진은 daum에서 빌려온 사진인데요. 2013년 모습이네요. 지금은 포장도 더 잘 되어 있고 화장실도 개선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일부만 남아있는 수문

 
역시 맨발로 걷다 보니 이렇게 좋은 날에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원효봉을 올라야겠다는 생각이 훅 치고 들어옵니다. 거절할 수 없는 끌림이지요. 하하하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망설임은 없습니다. 가자!
이 길은 북산산성 14 성문 종주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원효봉으로 가보자! 신이 났습니다. 

오늘 시작점으로 돌아와 원효봉으로 방향으로 갑니다.

 
다리를 건너면 둘레길과 만나고 잠시 진흙탕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만큼 날이 포근했어요. 하지만 오를수록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강해져서 맨발의 저, 찐프로는 애를 먹었습니다. 

농장 근처 이정표, 우틀합니다.

 

 
잠시 포근함을 주던 햇살과 부드러운 진흙길과도 굿바이

돌길이 시작되는 곳

 
더러워졌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냥 발에 진흙이 묻었던 것이고,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에 휘릭 씻어주면 끝. 개운합니다. 다시 상쾌한 마음으로 산을 오릅니다. 

잘 정비된 등산로

 
이때까지도 앞으로 마주할 발바닥 냉기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주 깜짝 놀랐습니다. 
 
북한산에는 들개가 많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린 강아지들을 만났습니다. 3마리. 북한산 들개의 특징은 모두 슬픈 눈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으르렁 대거나 위협하지 않습니다. 꼬리를 흔들지 않습니다. 조심스러운 모습입니다.  오늘도 저 어린 강아지들과 저는 눈만 마주쳤을 뿐이고 저나 강아지들이나 공통점은 맨발이고 산을 잘 탄다라는 것. 

 
 
자유를 그리워하는 인간 찐프로, 자유를 찾았으나 인간을 떠나 슬픈 눈의 강아지. 
서로 안쓰러운 눈 빛을 교환합니다. 

건강하게 잘 살자

 
한참 오른 것 같지만 이제 서암문산객 두 분이 쉬고 계셔서 조용히 지나갑니다. 이제 원효암을 향해 급경사를 오릅니다. 숨이 퍽퍽 차오릅니다. 이곳에서 산객 한분이 하산하시다 저를 보시고, 너무 걱정을 해주셔서 제가 송구했습니다. ㅎㅎ "헉 맨발, 저 위는 더 차가운데"
하십니다. "네 그래서 원효봉까지만 다녀오려고요" 하지만 여전히 한 말씀 더 해 주십니다. "그러니까 위로 갈수록 더 춥다고요" 웃으며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경사 심해요. 올라와 뒤 돌아 본 돌계단 길

 

조금 전, 어르신 말씀처럼 원효봉 800m 지점이 경계선이었습니다. 성랑지 34 말뚝을 지나고 바람도 강해지고 날도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발바닥이 빨갛게 변했습니다. 

 
 
언제나 위기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 발바닥에 위기가 왔습니다. 전체 구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여기였습니다. 차가운 바람과 어두워지는 하늘 살짝 눈발도 날렸습니다. 내렸던 등산복 지퍼를 올립니다. 빠르게 땀도 식었습니다. 

 
좌측길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등산로도 좁고 해서 저는 오른쪽으로 오릅니다. 맞바람을 맞습니다. 여기서 기도했습니다. 무사히 다녀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 

발바닥 냉각구간

여기서부터 원효봉까지 눈밭 빙판길입니다. 돌계단도 얼어붙어 발바닥이 매우 차갑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이 겪어 본 정도의 냉기라서 견딜 만했습니다.  

원효암.

 
이곳 원효암부터는 온화함은 사라지고,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발바닥이 아주 시립니다. 아플 정도로...

캬하~

너무 아름답습니다. '내가 이것 때문에 오른다' 

올라서 보세.

 
멋진 경치가 펼쳐질 것을 생각하니, 잠시 발바닥은 잊었습니다. 

와우 산세가 멋집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동영상 찍는 것도 잊고 앞선 세분 따라서 서둘러 내려섰어요. 이제 곧 원효봉이겠구나 싶었습니다. 

따라서 내려가 뒤돌아 보니

 
그런데 다 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눈길이 쫘악 펼쳐지는 거예요 뜨악, 더구나 앞선 분께서는 음악 들으며 느긋하게 걷고 계시니 추월하기도 쉽지 않고 그냥 묵묵히 따라갔어요. 아이코 발 시려 하하하

시원하다 생각하자

 
 드디어 원효봉입니다. 경치 감상하시지요. 

 
아래 사진은 개인적으로 북한산 베스트 사진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정상 백운대와 소나무 성벽과 사람 그리고 나   

좌측 제일 높은 봉우리가 백운대 입니다. 정상에 태극기가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르고 내리고, 쉬고 계셨어요. 

 
'아~ 백운대까지 가고 싶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면서 갈 수는 없어요. 함박눈도 내리고 올라갈수록 빙판길 일 텐데 아이젠도 안 챙겨 왔고요. 만약을 대비해 허리색에 매달고 온 신발도 여름용 매쉬로 된 가벼운 운동화입니다.  

 
한참을 서서 구경하다가 서둘러 내려섭니다. 

 
하산길은 급경사 내리막, 북문을 지나고 

 
북문 우측으로 내려갑니다. 한 참을 내려가면 백운대로 오르는 깔딱 고개를 만나지만 저의 오늘 북한산 맨발등산은 마무리합니다. 왔던 길과 만나고 내려갑니다. 

사고? 훈련? 알 수 없지만 수고 많으세요. 고맙습니다. 

 
특수산악구조대 분들이 신데 키도 크고 젊고 잘 생겼다. 부럽다 ㅎㅎㅎ 그리고 이 분들을 힘들게 하면 안 되겠지요?! '안전이 최우선~ 고럼  그렇고 말고' ~^^

감사합니다. 

뒤돌아 북한산 향해ㅜ'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복 받은 거예요.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된 저는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오늘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시작 북한동역사관~ 다시 처음 위치~ 원효봉을 오르고 다시 돌아온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원효봉에서 맞이 한 함박눈 덕분에
더욱 풍성한 느낌 가득한 맨발등산이었습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날 보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