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게 물었습니다. 공룡능선 맨발로?, <위험>으로 시작해서 <매우 위험>으로 끝나더군요'
그 경고에 딱 어울리는 공룡능선 맨발등산
지난 5월에 다녀온 후, 이야기 2개를 포스팅했었지만,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는 좀처럼
써지지가 않았어요.
이유는, 설악산 대청봉, 맨발로 다녀오기 전에는
공룡능선에서 맨발 느낌, 고통 정도, 인내, 투지가, 제 자신의 한계를 극복, 넘어선 것인지, 확신이 없었어요.
비록 찐프로가, 21~22년 공룡+대청 28km 당일 산행했었지만, 그때는 등산화 착용이었고요.
어쨌거나 시간은 흘러 6월 `^^;
대청봉을 맨발로 다녀온 후로 깨달습니다.
극강 인내, 투지 = 맨발 공룡능선
이제 확실히 말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사서하나?
생각해 보았어요.

지난, Part2 두 번째 이야기에 이어서,
오늘 그 3번째 이야기입니다.
https://gsh50k.tistory.com/m/127
설악산 공룡능선코스 맨발등산 맨발걷기 Part2 ft. 맨발러너 찐프로 '고통/행복, 만남/이별 늘 함께
설'악'산, '악'전 고투,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이제. 마~~'악'으로 표현했던, 찐프로 Part.1 스토리,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 3. 1. 칼날 같던 자갈길만 2시간, 2. 찐프로 발가락 잡던 다람쥐 3. 국립공원
gsh50k.tistory.com
Part.3
1년 만에 다시 넘는 공룡능선이다 보니
일부 장소에 대한 기억은 소멸되고, 이름난 봉우리 다 넘었다 싶었는데. 곧 희운각대피소다, 생각하며
내려갈 길이 열린다는 생각에
겨우겨우 무거운 한걸음 나아갈 즈음,
"잠깐~~~~~만~~~!"

이 길, '이 구간을 잊었다고?' 하~~~
여기서 딱 그랬습니다.
'그래 쉽게 놓아줄, 공룡이 아니잖아~'
더구나, 찐프로 너는 느릿느릿 맨발이니까.

잠깐,
요~ 이! 갸우뚱 이정표 앞,
찐프로 멈춤,
이야기 멈춤,
생각도 멈춤,
시간도 멈춤,
아직도 2.4km...

대청봉 정상이 1708m
공룡능선만 타도, 상승고도 1750m ~
작년 찐프로,
공룡 넘어 대청봉 당일산행, 찍고 내려올 때
누적 상승고도 2,700m
설악은 Up&Down? 아니죠
업업 다운 다운, 급 체력 소진
점점 더 멀게만 느껴질 수밖에요.

'그러려니는 먼 그러려니'
이 바보야~아아악~! 미치겠구먼
아니, 자기가 좋아서 와놓고 왜 성질이야~!

니가 완전, 까먹은 거잖아~!
뭐가 이상해,
히~ 그래도, 이 길은 참 좋아요

제가, 참 좋아하는 길, 21, 22, 23년
지나와 뒤돌아보면
옵티머스 프라임 옆모습 같기도...
'또 왔어?! 찐프로~건강한 모습 보니 반가워'
하시며 저를 살펴준,
인디언 족장 옆모습 같기도 하구요
하지만, 감정도 업 다운이 심해져 갔어요.

공룡이 멋진 경치 던져줍니다.
미끼인가? 어쨌든 덥석 무는 찐프로 ㅎ




'뜨악스럽다'

이 구간에서, 그나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잠깐잠깐 이야기 나누던
두 분 산객마저 사라져 버리고
혼자 주저앉았지요.
잠시 고개 떨구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덩그러니, 이 넓은 곳에
조용하게 버려진 꼬맹이 같은...

힘들어도 가야지. "가야 해 일어나~!"

'이 멋진 경치도 이제는
아름답다 보다는 넘어야 할 연속된 고비, '
길바닥에 놓인 작은 돌마저도
저를 괴롭게 했지요.
그리고 내려다본
'덜컥, 허거덕이 생각났어요'
맞아, 후덜덜 수직 유턴 구간이다.

후덜덜 내려서 올려다보면,

좌측 파란 하늘, '누운 나무' 밑으로 통과
난간 잡고, 바닥에 도착, U턴~~
우측 로프 잡고, 기어올라야 했던 것이
생각난 것이지요. ㅎㅎ
그리고 또 밑으로, 밑으로

헐~ 아직도 1.5km 남았다고?

이제 혼잣말 구시렁
"더는 못 걷겠다..."
이때 온몸으로 받은 느낌은 마치
치악산(1288m) 정상에 막 올랐는데
떡하니 백운봉(940m)이 버티고 있고.
또 넘어야 한다고
옆에서 누가 말하는 거 같았어요.

사과 먹으며 멍, 하는데
선글라스 뒤로 걱정 가득 눈빛이 멈추더니
잠시 제 곁에 머물렀지요
"괜찮으세요, 할만해요?"
(속마음:) (그럴 리가요, 미치겠어요:(
"네~ 견딜만해요. 감사합니다"
말 한마디가, 힘이 되는 순간
저분은, 등산화 신었으니 슝 사라지겠구나
또 그렇게 혼자 덩그러니
남겨지는 게 싫었어요. 아주 살짝 두려웠어요
'일어나자' 또 '걸어보자'

그렇게 겨우 또 한 고개, 넘었는데
공룡: "쉽게 널, 놓아줄 생각 읍다~! 이 눔"
찐프로: "내가 널 맨발로 집어 넘기겠어~!"
독기 오른 방울뱀처럼...

다시 첫발 내딛는데, 아 못해... 도저히...
장~하다. 징~하다. 징해...우측 편두통이
밀려오는 듯했고,
이건, 거대한 암벽이 누워있는 저를,
서서히 가슴을 짓누르는 거 같았어요

하지만 기를 쓰고 걸었어요.
'질질 끌려다닌다'는 말처럼,

발바닥이 통신두절... 나와라 Over?!

드디어 마침내, 신선봉
이곳에서 아이슬란드에서 온
운동화 반바지 반팔 티, 모자도 안 쓴...
두 명의 친구들과 잠시 얘기를 나눕니다.
"밑에서부터 맨발?"
초롱초롱 눈빛으로 둘 다, 놀라는 기색
"겨우 9시간 맨발인데 뭐 ㅋㅋ"hahaha
"멋진 한국에 온 걸 환영해~^^"
"한국 사람들 참 친절하고, 아름다운 나라다"
"고맙다, 너희 둘 좋은 시간 보내라"
"bye~"
한참 뒤, 비선대로 내려가는 길에 또 만남 ㅋ

등산화로 두 번이나 지났던 길
이젠 머릿속에 하나하나 각인됐습니다.
이게 다 맨발 덕분입니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 허걱~! 난간잡이
두려움은 이미 사라졌구요
희운각이 보여서, 조금 더 힘이 납니다.

반가운 말뚝. 와~아 이, 이 말뚝
찐프로에게는 또르륵ㅠㅜ, 해방감을
반대편에서 오셨다면 이제
고통과 인내의 시작을, 알리는 경계선
해방감. 그것도 잠시입니다.
앞으로 하산만 자그마치... 6km

이제 결정, 아니죠 이미 내린 결론
대청봉은 오늘 못 간다. 내려가자
하산길도 까마득하다.
찐프로 눈물을 머금고
대청봉은 따로 오르리라.
다짐했던 갈림길.

21. 22. 23년
3번째 이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그중 처음으로 맨발
정말 지쳤거든요. 무릎도 발목도 발바닥도
가혹한 마등령 공룡능선, 등산로가
하나씩 정리됩니다.
절대 잊지 못할 감각으로
온몸에 각인.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한다.
하늘 꽃 계곡 폭포 휴식
...
..
.

...
..
.
하늘 꽃 계곡 폭포 휴식
. .. ...
.. . ...
하늘 꽃 계곡 폭포 휴식
'도저히 못 걷겠다 소리가
나와야 끝나는...'

야호~ 비선대다~!

저와의 약속 지켰습니다.
"비선대에서 벗고, 비선대에서 신는다"
이제 샌들을 신었습니다.
거의 끝나갑니다. 3km만 더 걸으면,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매표소 앞에서 늘 하던, 인증사진 X
정지 버튼도 안 누르고 통과

찐프로 맨발 역사에 남을 기록
설악산 공룡능선 맨발로 넘어
무사히 돌아왔고, 며칠 쉬고, 동네 뒷산
비 오는 날, 맨발걷기 맨발로 총총총 뛰었어요.
그리고, 6월 초 대청봉 맨발등산도
다녀왔어요~ 이야기 곧 포스팅할게요.

좌절하고,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던
그 모든 것에서, 일어났습니다.
맨발로 걷고 달리면
터무니없이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새로운 열정이 살아납니다.
물욕에서 벗어납니다.
중독에서 탈출할 길을 열어줍니다.
그렇게
"맨발의 역습"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은 생에
진정 해야할 소명이 무엇인가
찾기 위해 대청봉으로 떠났습니다.
물론 맨발로요.
어쨌든, 이 작은 성공은
"모두 잇님, 응원 덕분입니다."
"행복한 날🍀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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