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다. 더구나 제대로 내린 첫눈이라서 반가웠다. 도서관 창밖으로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따뜻한 커피 한잔에 집필 중인 책의 한 꼭지 '맨발 걷기는 겨울이 제 맛'을 쓰던 중이었다. 눈길 위에서 맨발 걷기 했던 그 느낌이 아득했기에 잠시 자리를 박차고 동네 뒷산을 찾아갔다. 그 감각을 되살려 생동감 있는 글과 겨울 맨발 걷기 주의사항도 쓰고 싶었다.


이미 맨발을 시작한 사람들은 겨울에도 맨발로 걷고 싶어 했다. 물론 맨발 걷기 하는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니다. 편안하게 안락하게 보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똑같다. 하지만 난 춥다고 발 시리다고 멈추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11월부터 다음 해 2월 또는 3월까지 겨울은 아주 길다.
맨발 걷기를 멈추고 겨우내 웅크리게 되면 다시 하기 싫어진다. 편하게 보낸 시간만큼 살이 찌고 둔해진 몸으로 다시 맞은 봄은 후회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도착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매년 경험했기에 앞으로 맨발로 뛰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7분. 발이 아리다 못해 아팠다. 올해 처음 눈을 밟다 보니 그런 것이다.

잠시 참고 걸으면 머릿속 위기감은 곧 사라진다는 것을 수년간 경험을 통해
몸이 말해 주었다.
발이 풀리면서 다시 뛸 만 해졌고 여전히
차갑지만, 평온이 찾아왔다. 그리고 정상 도착.


아이코 발 시려. 하하
주차장에서 1.7km 정상까지 17분이 걸렸다.
정말 열심히 뛰었다. 발 시려서 ㅋㅋ
온몸은 땀에 젖었고 심장은 터질 듯 요동쳤지만
이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확실히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가 훨씬 편했다.
눈길 위에 내 발자국과 다시 만났다.

발가락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고
발 도장은 볼 때마다 흥미롭다.

동네 뒷산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예쁘고 아름다웠다.


25분 경,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다.
'발이 아리다.'
매년 이곳에서 40분 정도 한겨울 맨발 달리기와 맨발 걷기를 하면
위기는 세 번 정도 찾아왔었다.
위기의 시간은 들쭉날쭉 내 컨디션에 따라 달랐다.

잠시 감상의 시간
이 사진을 보면 누가 동네 뒷산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아주 먼 곳으로 눈꽃 산행이라도 다녀왔다고 해도 믿을 것이다. ㅎㅎ
우리가 숲을 잘 지켜줘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맨발 걷기 덕분에 나 역시 과소비를 줄일 수 있었고 절약한 돈은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눈이 덮이지 않은 솔잎 위에서 잠시 멈췄다. 발가락을 구부려 보고 만져도 보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 매우 차갑다는 것 빼고.

"고맙습니다. 지켜줄께요."

오늘 놀라웠던 점은 아까 주차장에 막 도착했을 때 나 보다 먼저 출발한 어르신이 있었다. 장비를 잘 갖추고 등산스틱까지 들고 등산로를 향하는 모습을 얼핏 보았었다. 맨발? 하는 순간 그분은 숲으로 사라졌고 한 참 오르다가 갈림길에서 나와 그 어르신이 마주쳤다. 서로의 모습에 나도 깜짝 놀라고 그분은 더 깜짝 놀랐다.
내가 말했다. "와우 대단하십니다."
그분은 환한 미소로 화답하듯 허허허 크게 웃었다.
나는 뛰고 저분은 걷기에 내가 정상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주치려니 했다.
그런데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겨울은 길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
이 글 시작할 때
내가 했던 말이 틀린 것이 아니었다.
한 번 맨발 걷기에 빠져들면 겨울에도 멈추기 싫어진다는 말이 맞았다.
'한 겨울 맨발 걷기 나만 하는 것이 아니다.'


주차장에 잘 돌아왔다.
발뿐만이 아니라 머리도 겨울 산을 닮았다.
이제 회복의 시간이다. 발이 엄청난 열을 뿜는다. 물기를 닦아 주고 잠시 주물러 주면 된다.
얼었던 발이 빠르게 녹는다.
우리 몸은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있다. 항상성이다.
심지어 점점 더 좋아지는 가소성도 있다.
마치 내가 매년 겨울 맨발 걷기 맨발 달리기 거리와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머릿속 망설임, 위기감과 갈등은 빠르게 사라지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평온해 질 수 있단 것처럼.
수년간 북한산, 치악산, 동네 뒷산에서
겨울 맨발 걷기 해보고 말씀드립니다.
겨울 맨발 걷기 주의사항 3가지
1. 따뜻하게 입으시고, 신발 양말 장갑 챙겨서 맨발 걷기 시작하세요.
(저는 어싱 양말 이런 것 사용 안 했지만, 구매하셨다면 잘하셨어요 도움 될 테니까요)
2. 초심자는 오래 걷지 않기
서있다 조금 걷다, 시리면 양말 신고 만져주고 아리면 신발 착용,
그렇게 서서히 반복하며 늘려가세요
날도 추운데 발바닥도 엄청 차갑고 몸에 힘이 들어가고 웅크리게 되실 거예요
자칫 다음날 오히려 몸도 뻐근하고 무리하셨다면, 몸살 나실 수도 있어요
멈출 줄 아는 것도 용기입니다
남과 나는, 모든 면에서 다릅니다. 비교하실 필요 없어요
비교는 날 위해 '도움 1도 안됩니다'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절대 처음부터 오래 길게 하실 필요 없어요
분명한 것은 꾸준히 운동하면 모든 면에서 조금씩 좋아지고 강해집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성장합니다.
3. 건강이 안 좋은 분들은 겨울 맨발 걷기 하지 마세요.
시작부터 심장이 아주 빠르게 뛰는 만큼 평소 유산소 운동을 충분하지 않거나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은 절대 하지 말아 주세요
매우 위험할 수 있어요.
그리고 겨울 맨발 후에는 보습 로션 잘 발라주세요
발바닥이 갈라지면 못 걷습니다


이렇게 나는 첫눈과 함께 맨발로 뛰고 걸으며 올해 특별한 겨울을 맞이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나는 봄여름가을겨울 자유를 느낀다.
특히 겨울에 맨발로 걸으면
그 자유로움은 극대화된다.
내년 봄, 새순이 돋고 숲이 신록으로 물들 때까지
겨울에도 나는 맨발 걷기, 맨발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수고많으셨어요.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고요.
찐프로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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